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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성 지방간 완화하는 장내미생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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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성 지방간 완화하는 장내미생물 찾았다

2019.12.24 09:29
고광표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서울시보라매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바이오랩 공동연구팀은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장내미생물 생태계인 마이크로바이옴이 달라질 수 있으며, 알코올성 지방간이 발생하는 원인과 과정을 알아냈다. 연구 결과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장내에는 ′로제부리아 인테스티날리스′라는 미생물이 적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고광표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서울시보라매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바이오랩 공동연구팀은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장내미생물 생태계인 마이크로바이옴이 달라질 수 있으며, 알코올성 지방간이 발생하는 원인과 과정을 알아냈다. 연구 결과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장내에는 '로제부리아 인테스티날리스'라는 미생물이 적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팀이 알코올성 지방간 증상을 완화시키는 장내미생물을 찾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는 건강한 사람과 비교해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장내에서는 특정 장내미생물이 적으며, 이를 이용하면 알코올성 지방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3일 밝혔다. 

 

고광표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서울시보라매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바이오랩 공동연구팀은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인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와, 장내미생물 중 어떤 것이 알코올성 지방간과 관련이 있는지 연구했다.

 

건강한 사람의 장내에서는 대개 영양소의 대사와 면역 반응 조절 등 건강에 유익한 일을 하는 장내미생물들이 있다. 하지만 생활습관이나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이 생태계가 깨지면 장내미생물의 조성이 달라지면서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 이 중 과도하고 지속적인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인 알코올성 지방간은 과거엔 과도한 음주만을 원인으로 생각했지만, 최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이 알코올성 지방간의 발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장내미생물이 이 병에 관여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국내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와 가족을 포함한 410명의 분변 시료를 채취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했다. 그리고 그들의 임상 데이터와 알코올 섭취량 등을 비교했더니, 건강한 사람에 비해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장내에 '로제부리아 인테스티날리스'라는 미생물이 적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알코올성 지방간에 걸린 쥐에게 이 미생물을 이식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간에 축적돼 있던 지방량과 염증 반응이 감소했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증상이 완화된 것이다. 또한 불균형했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균형을 찾아가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로제부리아 인테스티날리스가 서식하는 장내에서는 염증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지 않아 알코올성 지방간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 이를 이용하면 알코올성 지방간에 대한 진단 마커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고광표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장내미생물이 간 건강과도 연결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특히 알코올성 지방간이 장내미생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최초로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추가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지방간을 치료할 수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 온라인판 19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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