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상동맥경화 모델쥐 실험서 miR-126-5p, 100mGy이상 방사선 선량 비례 증가…염증 심화시켜
원자력의학원 성기문 박사팀 “방사선 치료 후 죽상동맥경화증 위험 평가 가능성 제시”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국내연구팀이 혈액 나노 입자를 통해 심혈관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굴해 주목된다.

(왼쪽부터) 원자력의학원 최유연, 성기문 박사
(왼쪽부터) 원자력의학원 최유연, 성기문 박사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이진경)은 성기문 박사 연구팀(제1저자 최유연 박사)이 염증이나 암 발생에 관여하는 혈액 내 세포외소포체를 이용해 방사선 노출에 의한 죽상동맥경화증 발생 위험을 평가할 수 있는 신규 바이오마커를 발굴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방사선은 선량이나 노출 상태에 따라 암을 비롯해 심혈관 질환, 백내장, 신경계 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방사선 치료를 받은 일부 암 환자의 경우 죽상동맥경화증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하지만 이 같은 질환은 방사선 노출 이외 다른 원인과 복잡하게 얽혀 오랜 시간 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발생 예측이 어렵고, 방사선 선량과의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방사선 치료 후 심혈관 질환 발병을 미리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질환 위험성 평가 지표가 필요한 실정이었다는 것.

이에 연구팀은 먼저 정상인의 혈액과 실험쥐에 20∼5000mGy의 방사선을 쬔 후 혈관내부 표면을 감싸고 있는 혈관내피세포와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세포가 방사선에 서로 반응해 세포외소포체를 분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실제 방사선으로 인한 혈관 내 세포외소포체 분비와 죽상동맥경화증 발생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방사선을 쬈을 때 쉽게 죽상동맥경화증에 걸리도록 조작한 실험쥐를 대상으로 방사선을 쪼였다.

그 결과, 100mGy 이상의 방사선 선량에 따라 비례해 세포외소포체 성분인 miR-126-5p이 증가해 죽상동맥경화증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 방사선 노출에 의한 염증 초기 단계에서의 혈관내피세포와 면역 세포 사이 정보 교환과정. (자료:원자력의학원)<br>
▲ 방사선 노출에 의한 염증 초기 단계에서의 혈관내피세포와 면역 세포 사이 정보 교환과정. (자료:원자력의학원)

이번 연구는 방사선 선량에 비례해 분비된 세포외소포체 성분 miR-126-5p이 혈관내피세포와 면역세포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해 염증을 일으키는 초기 과정을 밝혀냈으며, 이는 방사선 노출에 의한 죽상동맥경화증 발생 위험을 알 수 있는 새로운 지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성기문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혈액의 나노입자체 성분을 이용해 방사선 피폭 흡수선량을 추정하고 방사선 노출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바이오마커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며 “방사선 치료 전략 수립과 예후 개선을 위한 실제 환자 대상 후속 검증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세포외소포체 학회 ‘저널 오브 엑스트라셀룰라 베지클스(IF 17.337)’ 이달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건강영향조사’ 사업과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분야기초연구 개인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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